수필 나부랭이/이곳저곳 탐방

울릉아, 독아...(12)

앵베실 2024. 2. 28. 17:57

[울릉아, 독아...(11)]을 쓰고 나서 며칠동안 격조했다. 손이 근질 거리는 걸루 봐서. 후후~~

 

오늘 밤에 아내와 함께 고향 선산에 벌초하러 가야하는 부담감이 짓누르고 있지만, 조상의 산소를 1년에 한번 말끔히 벌초하는 것 그 나름의 의의가 크달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밤길 떠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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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14일 꿈에도 그리던 우리의 땅 독도를 다녀오면서, 회항하는 배 Sea Flower 호 선창 밖을 보기 보다는 2층 우등실 정해진 좌석에 앉아서 독도 방문을 마친 각자의 감회를 차곡이 정리하고 있었다. 포항-울릉도 간의 3시간 뱃길에 비해서, 울릉도-독도 간의 2시간 뱃길은 태평양 먼 바다 쪽으로 조금 더 나아간 지점이라 그런지, 심하지는 않더라도 간혹 '파도'가 일어 배가 요동을 쳤다.

 

그 바람에 1층 보통실에 내려가 보니까 배멀리를 참지 못하는 몇몇 어린이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여기 저기 쭈굴씨고 앉아 있고 덩달아 아이의 어머니도 옆에 걱정스레 다독이고 있는 모습이 목격 되었다.

 

그렇게 해서 왕복 5시간(울릉도-독도 : 편도 2시간, 독도 선회 1시간)에 걸쳐 돌아 와서 이미 이야기하였지만, 대원횟집에 들어가서 소주+맥주에다 안주는 파전(부침개)으로, 오징어 물회를 초장에 비벼서 뚝딱 해치웠다.

  대원횟집 2층에서 바라 본 저동항을 지키고 있는     어업전진기지로 지정된 저동(苧洞)항에 정박 해

촛대바위.                                                            있는 어선들 수협 공판장 모습.


 

 촛대암 혹은 촛대바위에도 다음과 같은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저동(苧洞)마을에 한 노인이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딸과 함께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고기잡이 나간 노인의 배가 심한 풍랑을 맞아 돌아오지 않았다. 상심한 딸은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로 며칠을 보낸 후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느낌이 들어 바닷가에 가보니 돛단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딸은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서 배 있는 쪽으로 파도를 헤치고 다가갔다. 그러나 파도를 이길 수 없어 지쳤만 갔고, 그 자리에 우뚝 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이 바위를 촛대바위 또는 효녀바위라고 부른다. 이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한 일출(日出)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곳으로서, 부근이 낚시터로 개발되어 있다.

 

그때까지 정용환의 부인 김정란(金貞爛)님은 우리가 숙소로 쓰고 있는 골계마을 별장을 정리하고 방문단 일행들이 독도 다녀 온 이후부터 자신의 승용차를 손수 운전하여 테라칸 택시 1대와 함께 울릉도 '육로 일주' 를 가이드하기 시작했다.

 

저동에서 2㎞에 위치한 봉래폭포(峰萊瀑布)는 지난 폭우로 폭포 입구가 유실되어 관광객이 갈 수 없다하여 포기하고 저동에서 다시 도동항으로 와, 울릉군청 위 갈림길에서 '저동'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수전(內水田)을 향해 2대의 차가 움직였다.

 

울릉도 해맞이의 명소인 내수전은 닥나무가 많이 자생해서 '저전포'라고도 했다. 개척 당시 김내수(金內水 : 우리 동기 金在壽와 한글로 같은 항렬?)라는 사람이 화전(火田)을 일구고 살았다고 하여 내수전이라 부른단다. 이곳에는 울릉도 유일의 화력발전소와 약수터가 있고 여름철 내수전 몽돌 해수욕장을 많이 찾고 있으며, 야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다.

  내수전 일출전망대 입구에서 찍은 단체 사진.         같은 곳에서 竹島를 배경으로 찍은 9명 전원 사진.

 

이곳에서 오전 독도 왕복하느라 약간의 배멀미 기운이 있어 컨디션이 별로인 황규준의 부인 박경화님만 남고, 8명이 내수전 전망대를 향해 '등산'을 감행했다. 일출 전망대로 오르는 오솔길 등반로 옆으로는 동백나무가 줄지어 서있어 잠깐이지만 산림욕을 할 수 있었고, '인격'이 표준치 이상으로 나온 사람은 전망대로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 쉬기도 했으나 매월 등산을 하는 水道學林 외 맴버들은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었다는 후문.

 

앞서거니 뒷서거니 자신의 등반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드디어 높다란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올랐다.

 

-------------------------------------------( 예서 중지하고 계속 안쓰면 '돌' 맞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