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부랭이/이곳저곳 탐방

울릉아, 독아...(19)

앵베실 2024. 2. 29. 16:22

나리분지내 섬말나리 동산 한 켠에 마련되어 있는 간이 식수대의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몇 모금 물을 마셔 보면, 교옹장히 시원한 물임을 알 수 있는데, 이 역시 '용출수'를 모터로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나리분지에서 북서쪽으로 한참 걸으면, 해송(海松)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 주변에 너도밤나무 세 그루가 버티고 선 곳에 푸른 물이 고여있는 용출소를 두 분으로 또렷하게 볼 수가 있다.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게시리 "용출소"를 알리는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없고, 물소리가 나는 곳에서 흙길을 걷다가 오른쪽으로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그곳에 갑자기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투명한 "용출소"가 나타나게 된다. 용출소를 보고 있으면 바위 끝 부분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국내 유일의 지하 용출수, 용출(溶出) 온도는 7℃로서 추산수력발전소에서 발전용수로도 쓰이며 나리분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한 곳에 모여 솟아 나오는 장소인 것이다. 이 용출소에서 솟아나오는 물의 양은 1년 내내 일정하며 용출소에서 흘러 내려가는 물을 보면 산소 같은 흰 거품을 볼 수 있다.

  

 

이 용출소에서 흘러 내려가는 물이 얼마나 찬지 맨발을 담그고 불과 1분을 견딜 수가 없을 정도다. 안내표지판에는 7℃라고 되어 있지만, 짐작컨대 4℃(한여름 우물물의 수온) 쯤 될 것 같다. 이렇게 시원한 용출수에 '탁족'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던지 모두가 다 슬리퍼 신은 채로 발을 담갔는데, 드디어 정용환과 황규준은 아예 웃통을 벗어 제치고 등목을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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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출소의 차디찬 물의 유혹에 마냥 있을 수만은 없어 내려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 왔는데, 고개를 우측으로 들어 하늘 끝이 보이길래 계속 흙길을 내려가 보니 눈 앞에 추산(錐山) 앞다가가 펼쳐졌다.

 

나리분지 섬말나리 동산에 남겨 둔(?) 65회 윤봉수 후배 그리고 박경화님과 다시 합류한 뒤에, 점심식사 할 궁리를 했다. 울릉도+독도- 2박 3일간 여정에서 꼭 '약소불고기'를 먹어보고자 했었는데, 아불싸 8월 15일 나리분지 내에서는 그 '약소불고기'를 맛 볼 수 없단다. 도동(道洞)까지 나가야 된다고.

 

그래서, 나리분지 내 「야영장 식당」에서 시켜 먹은 것이 '산채비빔밥'이었는데..

 산채비빔밥  

 약소불고기  

 홍합밥.

 

↑ 위 산채비빔밥은 울릉도 특산물인 취나물, 부지갱이, 참고비 등의 나물을 섞어 만들었는데,그 맛 역시 일품이었고, 마가목주와 다래주 등을 곁들여서 울릉도를 떠나는 날 점심을 멋지게 해결할 수 있었다. 13일 먹어 봤던 홍합밥 외에 약초 먹고 자란 소(牛)- 약소불고기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오후 6시 울릉도를 출항하는 뱃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한 곳씩을 더 구경하기로 하였는데, 황규준 부부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하여 바닷가로 향했고, 나머지 일행들은 나리분지에서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聖人峰)을 향해 '신령수'가 흐른다는 약수터까지만 가기로 하고 발 길을 옮기기 시작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