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조선왕릉 답사 세번째 서오릉(下)
조선왕릉 답사기 上편에 이어서 창릉(昌陵) 계속......
네번째 답사지인 창릉은 서오릉(西五陵)에서 가장 전입이 빠른 고참(?)이라 그런지 제8대 睿宗과 安順王后 시설물 - 특히 정자각(丁字閣)의 기둥이나 창살 등이 낡았고 정자각 단청 색깔도 많이 바랬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창릉 정가각을 가운데 두고 왼쪽이 예종릉, 오른쪽이 안순왕후릉인데 전형적인 同原異崗 형식을 이루고 있습니다. 비각(碑閣) 속의 창릉 비문(碑文)에
朝鮮國
睿宗大王昌陵
安順王后부左崗이라 새겨져 있습니다.
창릉의 정자각을 유심히 보면
예종릉(좌)
안순왕후릉(우)
정자각에서 바라 본 박석깔린 향로/어로와 홍살문
창릉 답사를 마치고 걸어 나오면 본 홍살문, 정자각 뒤로 예종릉과 안순왕후릉.
창릉을 뒤로하고 다섯번째 홍릉으로 가는 데 건너는 다리 이름은 비호교입니다.
5. 홍릉(弘陵)
조선 21대 英祖의 원비 貞聖王后 徐씨의 능입니다. 영조대왕은 정성왕후 옆에 묘자리를 잡아 놓았으나 영조 승하 후 正祖가 할아버지 英祖의 능을 완전히 길지(吉地)라고 주장하는 현 九里의 東九陵에 정해서 弘陵한쪽이 빈 채로 남아 있답니다.
홍릉 비각 속 비문입니다.
정성왕후의 남편인 英祖가 구리 동구릉에 안장되자 왼쪽 자리가 ↓ 이렇게 비어 있습니다.
다섯번째 홍릉(弘陵)을 둘러 보고 산책로 언덕을 넘어 서자, 시계방향 쪽으로 어느 어르신이 간신히 발을 끌며 두 스틱에 의지해서 올라 오시더군요. 저런 걸음으로 제가 걸어 왔던 서오릉 산등성이의 산책로 2㎞를 가실 수 있을까 교옹장히 걱정되었습니다.
6. 대빈묘(大嬪墓)
그 유명한 장희빈의 무덤
한 때 왕비였다가 폐위되는 바람에 능(陵)은커녕 원(園)도 아니고 묘(墓)의 지위로 격하된 희빈 장씨의 대빈묘는 규모도 작을 뿐만 아니라 묘 입구에 있는 홍살문도 없는 다소 초라한 묘역입니다.
홍살문 대신에 같은 색깔과 같은 화살모양의 나무로 墓 주위를 둘렀는데
누군가 최근에 갖다 놓은 꽃(生花) 한 송이가 앞쪽에 놓여 있습니다. 仁同 張 씨의 후손일까요?
여섯번째 대빈묘를 짧게 둘러보고 내려오면서 뒤돌아 본 장희빈 묘역입니다. 을씨년스럽게 보이는 것은 늦겨울이기 때문만은 아닐 듯.
7. 경릉(敬陵)
정자각 기준으로 왼쪽이 소혜왕후(昭惠王后)릉이고 오른쪽이 德宗(의경세자, 추존 왕)릉.
동원이강의 陵制를 따라서 능자리 기준 右上左下여야 하지만 조선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王妃가 王보다 더 높은 자리인 右上(정자각 기준 왼쪽)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조선왕릉 답사 수첩] 23쪽에 나와 있는대로입니다.
비각(碑閣) 위에 있는 德宗陵입니다.
경릉 비각 속 비문입니다.
덕종릉 비각 쪽에서 바라본 정자각
大君墓여서 石物이 간소하게 설치되어 있는 德宗陵은 이후 추존 왕릉으로 조성되는 능의 표본이 되었죠.
덕종릉의 경릉(敬陵)을 돌아 나오는데 트랭글 앱에서 매칭률 80% 찍고 코스 트레킹을 인증합니다.
경릉을 답사하고 나오자 능 밖의 식당에서 "서오릉 입장권 지참 시, 추가 보쌈 무한 리필"이라 쓴 현수막을 내걸었네요. ㅋ
8. 순창원(順昌園)
묘역 규모가 원(園)에 맞게 아담합니다. 7년 전쟁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에 승하한 공회빈(恭懷嬪)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先祖(중종의 손자 하성君)가 神主를 만들어 순회세자(順懷世子)와 합장하였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군요. 침략자 倭國의 소행이라니~
순창원은 정자각 기준으로 능의 방향이 동남쪽으로 틀어 앉아 있는 형국입니다.
순창원 정자각에서 본 어로/향로 그리고 입구의 홍살문입니다.
순창원 입구 홍살문 옆의 나무는 꽤 기울어져 튼실한 쇠파이프 2개로 받쳐 놨군요.
순창원 상설도 해설을 보면 다른 왕릉의 20~21개의 石物에 비해 월등히 적은 13가지로 조성되어 있네요.
서오릉(5릉, 2원, 1묘) 8기를 모두 답사하고 되돌아 나오자 트랭글 매칭률은 94%, 95% 찍었습니다.
원점회귀해서 또 다시 서오릉 재실(齋室)을 지납니다. 전날까지 추웠던 날씨가 꽤 많이 풀려서 얼었던 땅이 녹아 제법 질척거렸지만 그럭저럭 골라 디뎌서 흙먼지 털이기로 바짓가랭이와 트레킹화를 소제했습니다.
매표소 오른쪽에 있는 조선왕릉 역사문화관은 작년 11월 11일부터 폐쇄 중입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역사문화관 전시시설 개선공사 중이라는 입간판이 서 있네요.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2009년 UNESCO에 등재) 조선왕릉群 중 두번째로 큰 高陽 서오릉은 사적 제198호입니다. 뒷면에는 국가 사적이라 '대한민국'이라 새겨져 있죠. 연천 숭의전 비 뒤에도 대한민국. 경기도 문화재라면 뒷면에는 경기도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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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릉 답사를 마치고
세 시간 여에 걸쳐서 왕릉(王陵) 답사를 했으니 늦은 점심으로 능원갈비집에서 王갈비탕으로.
트랭글 코스북에서는 서오릉 답사 완료했는데 또 SUCCESS란 문자인증이 되어 있네요.
본사 서버에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정식으로 [서오릉나들길] 인증 뱃지가 발부되겠지만.
삼성 똑딱이 디카로 찍은 2020년 2월 11일 오후 1시 정각에서부터 후반부 사진들 90장을 GIF로 묶고 다시 MP4로 변환하여 올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2분 15초 분량이네요.
그리고 서오릉 정문을 나온 후 왕릉 주변에 있는 음식점 중에서 마땅한 곳을 골라서.. 15장의 디카 사진도 덧붙이는데 量이 많지 않아서 GIF 형태로 그냥 게재합니다.
끝.